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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농업 자료(~2021)/[농정원] 옥답

후루룩 감기는 맛이 일품! 국수 한 그릇의 행복

by 청년농사꾼 2016. 7. 12.

만들기 쉽고 차리기 간편해 혼자 있을 때, 또 여럿이 있을 때도 생각나는 국수. 지방마다 또 만드는 재료와 방법에 따라 그 종류도 다양해 꼽자면 열 손가락이 모자라다. 참기름에 조물조물 무친 김치 올린 잔치국수부터 할머니가 손수 밀어 만들어 주던 손칼국수까지, 입맛 떨어진 봄날에 후루룩 말아 먹는 국수만한 별미가 또 없다.

국수의 시작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존재한다. ‘우리와 가까운 중국에서 왔다’, ‘스파게티의 고장 이탈리아가 원조다’ 등등 다양한 설이 있으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국시대부터 면을 먹은 것으로 추정하나, 기록은 고려시대부터 남아있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결혼, 생일 등 잔칫날에 국수를 먹었을 뿐 아니라, 제사상에도 국수를 올렸다. 국수의 길쭉한 면이 현재의 상태가 길게 이어지길 바라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국수에는 경사스러운 일을 축하하는 마음도, 슬픈 일을 추모하는 마음도 길게 이어지길 염원했던 우리 조상의 따스한 마음이 담겨있다.

 
귀한음식에서 서민음식까지
한반도는 쌀농사에 적합한 기후조건으로, 국수의 대표적인 재료인 ‘밀’은 귀한 식재료였다.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궁중 잔치, 귀족 잔치 등 큰 행사에서나 밀로 만든 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이러한 사정으로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국수는 값싼 메밀과 녹말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옛 어르신이 먹던 국수는 지금과는 달리 뿌연 색을 지녔다. 이렇게 귀하게 여겨지던 국수는 근대에 들어서면서 모습을 달리한다. 밀가루가 구호물자로 보급되고, 일본의 마른 면 제조법이 들어오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즐겨먹는 건조된 밀가루 면인 ‘소면’은 일제강점기 때 처음 등장했다. 하지만 일본의 소면과 우리네 소면은 만드는 방식이 다르다. 우리식 건조 소면은 부산에 있는 구포항 일대에서 처음 생겨났다. 국수는 한국전쟁 시 부산으로 몰려온 피난민들의 배고픔을 뜨끈하게 채워줬다. 이로 인해 당시 구포 일대에 국수 공장만 20곳 이상이 들어찼다. 팔팔 끓인 멸치 육수에 막 건진 따끈한 면을 말아먹는 그 맛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서민들의 마음을 따스이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누들 로드 따라, 개성도 제각각
각 지역의 국수를 따라 여행을 떠나면, 자연스레 그 고장의 특성까지 알게 된다. 왕족과 양반계급이 많이 살던 서울에서는 오색 고명을 얹어 모양을 낸 국수장국과 비빔국수를 즐겨 먹었다. 일반적으로는 밀국수를 먹었으며, 때로는 가늘게 만든 메밀국수를 먹기도 했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지방에서는 칼국수와 같이 구수하고 국물이 걸쭉한 국수를 주로 먹었다.
선비의 고장이라 불리는 충청도는 서해안과 가까워 조갯살이나 굴로 국물을 낸 칼국수를 주로 먹었다. 산지 지형이 발달한 강원도에서는 산에서 주로 나는 메밀, 도토리 등을 이용한 메밀 막국수가 유명하다. 동해와 남해에 좋은 어장을 접하고 있는 경상도에서는 칼국수와 멸치 국수를 즐겨먹었고, 평야 지대가 발달한 전라도에서는 면 요리보다는 밥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평안도와 함경도 등 북부지방에서는 메밀로 만든 냉면이 발달했다. 생선회를 넣어 먹는 함흥냉면, 꿩을 삶은 물을 육수로 사용한 평양냉면이 대표적이다.
이렇듯 각 지역의 지형적 특성에 따라 면과 육수의 재료가 달라지면서, 지역 고유의 개성이 드러났음을 알 수 있다.

 

국수, 그 끝없는 변신
국수는 면 제조법이나 요리법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국수장국, 칼국수, 냉면, 파스타 등등…. 그 종류를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면 종류에 따른 다양한 분류법을 살펴본다.

면 제조법에 따라 달라요
국수는 면 제조법에 따라 소면, 납면, 압면, 절면으로 나눌 수 있다. 소면은 밀가루 반죽을 길다랗게 늘려 막대기에 면을 감아 당긴 후 가늘게 만드는 국수로, 우리가 흔히 먹는 국수가 바로 소면이다. 일명 수타면이라 불리는 납면은 국수 반죽을 양쪽으로 당기고 늘려 여러 가닥으로 만든 국수다. 일본 라면과 중국 중화면 등이 대표적인 납면이다. 다음으로, 압면은 구멍이 뚫린 틀에 국수 반죽을 넣고 밀어 끓는 물에 삶아 만든 국수로, 한국의 냉면과 이탈리아의 파스타가 대표적이다. 칼국수로 대표되는 절면은 손으로 반죽해 밀대로 밀어 얇게 만든 반죽을 칼로 썰어 만든 국수다. 우동면이 바로 절면이다.

요리법에 따라 달라요
한국의 전통적인 면 요리에는 비빔국수, 냉면, 콩국수와 따뜻한 면인 국수장국, 칼국수 등이 있다. 비빔국수는 잘 삶은 국수면에 여러 재료를 넣고 비빈 음식이다. 비빔국수의 한 종류로 강원도에서 유명한 메밀 막국수는 메밀가루에 전분을 섞어 반죽한 다음 국수틀로 면발을 뽑아 만든 국수로 시원한 육수가 일품인 별미다. 따뜻한 면 요리로는 국수장국이 대표적이다. 우리가 ‘국수’하면 떠올리는 국수가 바로 국수장국이다. 물기를 뺀 삶은 국수에 양지머리 고은 국물이나, 쇠고기를 끓인 맑은 장국을 붓고 지단을 올리면 완성되는 면요리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칼국수는 따뜻한 국물에 굵직하게 썰어낸 쫄깃한 면발이 일품이다.


헬시 레시피

HealthyRecipes

 

 

미나리두부 국수

 

 

재료 (분량 4인분) 두부 반모, 잡채용 소고기 50g, 다진 소고기 50g, 애호박 50g, 알배추 50g, 무 100g, 표고버섯 1개, 미나리 50g, 콩나물 50g, 국간장 2큰술, 대파 1대, 청홍고, 추 1개씩, 밀가루 2큰술, 달걀 1개

 


만들기
1. 냄비에 찬물 4컵과 멸치, 다시마를 넣고 은근한 불에서 육수를 끓인 뒤 멸치와 다시마는 걷어낸다. 양파와 대파는 채썰고 미나리는 6cm정도의 길이로 썰어둔다.
2. 두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키친타올 위에 올려 물기를 빼고 앞뒤로 소금, 후추 간한 뒤 잠시 둔 후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겉면을 노릇하게 익혀준다.
3. 다른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으면, 냄비 가장자리로 쭉 돌려 국수를 넣어 끓기 시작하면 찬물을 한 컵 붓고 다시 한번 끓인다. 면이 삶아지면 찬물에 한번 헹군 뒤 물기를 뺀다.
4. 육수에 양파, 대파, 국간장, 다진마늘을 넣어 끓인다. 다시 끓으면 삶아둔 국수를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 뒤 미나리를 넣고 바로 불을 끈다. 그릇에 국수를 담고 구운 두부채를 올려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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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비빔국수

 

 

재료 (2인분) 소면 180g, 소고기 400g, 오이 1/2개, 달걀 1개
소고기 밑간 양념 간장 2큰술, 설탕 1.5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다진파 1작은술, 참기름 1/2큰술, 후추 약간
비빔장 고추장 3큰술, 식초 2큰술, 고춧가루 2작은술, 다진마늘 1작은술, 설탕 2큰술, 사이다 2큰술, 깨소금 1큰술, 참기름 1큰술

 


만들기
1. 소고기는 길이로 채썰고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 미리 밑간해둔다. 애호박은 소고기와 같은 두께로 채썰어 둔다.
2.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소고기와 애호박을 각각 볶아준다. 애호박은 소금을 약간 넣고 간한다. 오이는 얇게 썰어두고 달걀은 황백지단을 부친다.
3.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으면 냄비 가장자리로 쭉 돌려 국수를 넣어 끓기 시작하면 찬물을 한 컵 붓고 다시 한번 끓인다. 면이 삶아지면 찬물에 한번 헹군 뒤 물기를 뺀다.
4. 분량의 재료를 섞어 고추장 양념장을 만든다. 그릇에 삶아둔 국수를 담고 비빔장을 얹은 뒤 소고기와 오이, 달걀지단을 얹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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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민지
사진 : 박성일
푸드&스타일링 : iamfoodsty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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