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농촌의 시간은 다르다고들 합니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산술적으로 다를 리가 있겠습니까만,
농번기와 농한기 그리고 새참, 막걸리, 낮잠 등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5월 농번기, 농촌 모습을 담았습니다.
저는 보령시 웅천읍 두명길 양지뜸에 살고 있습니다.
이름이 참 예쁘죠?
이름 그대로 음지뜸은 해가 잘 들지 않아 겨우내 눈이 오래갑니다.
씨앗을 물에 담가 촉 틔우고, 고구마 순을 기릅니다.
포트에 씨앗을 넣고 모종을 키웁니다.
조, 수수, 토종 고추도 생명을 품은 채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대로 전해 내려온 씨앗을 보노라면 숙연해지고 감사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넝쿨 콩이 위로 솟아오릅니다.
할아버지는 지줏대용 대나무를 손질하고 있네요.
고라니가 다 뜯어먹는다며 하소연하는 할아버지입니다.
작년 심은 마늘이 겨울을 잘 이기고 다음 달 수확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전에 곧 마늘종을 먹을 수 있을 겁니다.
본 밭에 심은 오이와 상추입니다.
상추는 그 귀하다는 토종 '담배상추'입니다.
담뱃잎처럼 크기가 크고 하얀 진액이 가득 흘러나옵니다.
전봇대를 타고 올라간 칡넝쿨이 말라있습니다.
아마 올해 또 새로운 녀석이 올라가겠죠.
사과를 솎아주고 있습니다.
연일 풀매기에 바쁘고 또 이렇게 솎기도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바쁜데 촬영하니 대답이 시원치 않습니다.
솎아주는 목적은 더 튼실한 열매를 맺기 위함이라는 얘기셨습니다.
뒤꼍 처마 밑에 쌓아둔 장작입니다.
색깔이 다른 것은 해놓은 연도가 다름을 의미합니다.
물을 댄 논입니다.
여기 전봇대에도 칡넝쿨이 타고 올라갔네요.
이 녀석은 살아있습니다.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기계가 없었을 예전 농부들은 어땠을까 상상해보면 아득하기도 하지만
그 나름의 정겨움이 있었을 테고 품앗이를 통한 나눔이 일상이었겠죠.
기계화와 농업의 과학화에는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이, 저기 모내기할 때 모판 좀 잡아줘"
"네, 그럴게요."
며칠이 지나도 연락이 없길래 알아보니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셨다고 합니다.
많이 바빠 보이고 아파 보여서 그러셨다네요.
촬영은 기꺼이 허락해 주셨습니다.
비 내린 후 거미줄입니다.
거미는 빗물을 털어낼까요? 다시 만들까요?
긴 지렁이를 만났습니다.
볕이 따가우니 집어다 풀밭에 넣어줬습니다.
무 꽃이 지기 시작하며 꼬투리가 굵어집니다.
다음 달이면 씨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겨우내 눈에 파묻히기도 했던 조선배추가 잘 이겨내고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무당벌레들이 진딧물의 공격을 막아줍니다.
5일 장의 풍경입니다.
각종 모종도 팔고 수확물도 팝니다.
올해는 뻥튀기용 옥수수인 '쥐 이빨 옥수수'를 심었으니까
수확해서 뻥튀기를 해볼 생각입니다.
비용은 5,000원이라네요.
복분자 꽃입니다.
6월이면 가득 달린 복분자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옥수수와 풀이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자연재배 방식으로 땅을 갈지 않으며
농약, 비료, 비닐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곧, 김매기를 한번 해야 합니다.
지나가는 분들마다 한마디씩 하십니다.
"사다 먹는 게 싸. 마트에 가면 다 있는걸..."
"풀하고 같이 키워서 돼간? 내가 농약 사줘?"
이런 밭에는 지렁이가 가득합니다.
자소엽을 옮겨 심고 있는데 호미로 일하기 망설여지는 이유는
바로 이 지렁이들 때문입니다.
개구리도 마중 나왔습니다.
춤추는 나비를 보고 있노라면 어릴 적 꿈이 생각납니다.
'나도 저렇게 날 수 있다면...'
라이트형제의 그것과 같다면 과장이 좀 심한 건가요?
퇴비함을 채우고, 비를 흠뻑 맞힌 후 비닐을 덮어 여름을 나고 나면
잘 부숙된 퇴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기 고양이들은 나른한 오후를 맞습니다.
토종닭이 촬영에 맞춰 쳐다보며 자세를 취해 줍니다.
젊은 농부들이 즐거이 일하고 있습니다.
한 친구는 회사원인데 주말을 맞아 일손을 돕는 겁니다.
막걸리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동네 사람들과 즐겁게 나눠먹을 생각입니다.
아직은 초보라 술맛이 없다고 핀잔 들을지도 모릅니다.
긴 뱀이 무얼 많이 먹었는지 부푼 배를 이끌고 느릿느릿 기어갑니다.
저도 뭘 먹어야겠습니다.
텃밭에서 상추, 부추, 파를 뜯어옵니다.
김을 가루 내어 얹고 고추장아찌 두어 개,
김치 두어 조각, 들기름 한두 방울,
고추장은 때에 따라 선택합니다.
상을 차릴 필요도 여유도 없습니다.
슥슥 비벼 맛있게 먹으면 맛있는 후식이 기다립니다.
바로~
앵두죠.
날이 갈수록 식탁은 더 풍요로워질 겁니다.
5월 농번기 농촌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쁩니다.
그래도 즐겁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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