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호식품, 특히 주류는 그 어떤 분야보다도 소비자들의 다각적인 요구를 반영하는 품목이다. 전통주라고 예외는 아니다. 다양한 맛과 종류로 명절뿐만 아니라 다른 특별한 날, 그리고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전통주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해 한국 전통주 시장은 품목과 질 면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 중이다.
최근 전통주는 고색창연한 특정 주종에 얽매이지 않고, 한 종류의 술 안에서도 지역과 공법에 따라 각기 다양한 맛을 지닌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는 2012년 <우리 술 품평회>((사)한국 전통주 진흥협회)의 각 주종 및 공법별로 대상을 수상한 제품들을 중심으로, TPO(시간 Time·장소 Place·경우 Occasion)에 맞는 우리 술을 소개한다.
막걸리
솔직담백한 대화에 어울리는 자연을 닮은 술
막걸리는 크게 생막걸리와 살균 막걸리로 나뉜다. 생막걸리는 전통 막걸리 본연의 맛을 구현한다는 차원에서, 유통기한이 비교적 긴 살균 막걸리는 막걸리 소비의 도시화, 글로벌화에 적합한 품목. 한창 막걸리 붐이 일었던 2∼3년 전보다는 다소 인기가 주춤하지만 조주 장인과 전통 있는 명가의 노력으로 질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2012년 생막걸리 부문 대상을 받은 화천주가의 ‘산천어 막걸리’ 역시 2011년 산천어 축제와 함께 입소문을 탔다. 화천주가는 설립 2년을 겨우 바라보지만 대표 이창규 씨의 조주 수련 경력은 생애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 ‘팔릴 만큼만 만든다’고 하지만 이미 찾는 이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산천어 막걸리는 생막걸리인만큼 보관 기간이 길지 않으므로, 먹을 만큼만 딱 주문해서 아이스박스에 넣어 피크닉 등지에서 즐겨도 좋다. 물론 이번 겨울 화천 ‘산천어축제’ 현장을 찾아 산천어 연탄구이와 함께 풍미를 느껴보는 것도 추천한다.
화천주가 ☎033-442-0052
‘하얀연꽃 백련막걸리’를 만드는 당진의 신평양조장은 8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사업규모도 지역업체라 말하기가 실례일 정도. 가로수길의 막걸리 바(Bar) ‘셰막(Chez Maak)’은 바로 신평양조장 대표 김용세 막걸리 장인의 아들인 김동교 씨가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백련막걸리’는 살균 막걸리인만큼 구매 후 집에서 보관이 용이하지만 실제 ‘셰막’에 들러 이를 맛보는 것도 좋다. 이른 저녁, 독주가 아닌 적당한 취기가 필요한 비즈니스 파트너들이라면 적절한 선택이 아닐까. 하얀연꽃 백련막걸리는 청와대 만찬주로도 선택된 인사(人士)들의 명주다.
신평양조장 ☎041-362-6080(신평양조장) / 가로수길 ‘셰막’ ☎02-515-70707
증류주
예를 갖추어야 할 모임에 제격!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은 술
다음의 세 술은 품격, 깊이 있는 취기가 필요한 자리에 어울리는 전통 증류주이다. 다음 날의 일정 정도는 잠시 덮어 둘 정도로 여유 있는 이들에게, 수입산 위스키를 대신할 고급 주종으로 추천할 만하다. 특히 이번에 소개하는 세 가지 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주류품평회에서 당당히 입상한 제품들이기도 하다.
(주)우리 술(http://woorisool.kr)은 막걸리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주류제조사다. 여기서 좋은 쌀을 원료로 한 증류주를 선보여 증류주 부문 대상을 받은 제품이 바로 ‘대통주’다. 국내산 쌀을 정제한 원주(原酒)에 댓잎 추출물을 첨가했다. 댓잎 하면 중국 술 죽엽청을 떠올리기 쉽지만 대통주는 알코올도수 11도로 그다지 독주는 아니다. 이 술은 참고로 2013년 7월 세계 3대 주류품평회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주류품평회(SWSC) ‘라이스와인(Rice Wine)’부문에서도 동메달을 수상했다.
(주)우리 술 ☎031-585-8525
안동소주는 두말 할 필요 없는 전통주의 강자이자 전통주 고급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맏형이다. 앞서 언급한 SWSC에서 더블 금메달로 세계 주류 전문가들로부터도 극찬을 받은 한국의 대표 전통주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청주는 막걸리를 증류한 것인데 비해 안동소주는 그 청주를 다시 100일간 숙성시킨 술이다. 최대한 정제를 거쳐 술이 될 때 두통을 일으키는 메탄올 성분이 없다. 안동소주의 제조가 시작됐다고 여겨지는 고려 말 원 간섭기부터 이 술은 해독제로 여겨질 정도였다. 최근엔 기존 45도 제품뿐만 아니라 33도, 22도, 19도 제품도 생산하여 보다 넓은 소비자층을 아우르고 있다.
명인 안동소주 ☎054-856-6903
강진의 병영 설성사또주 역시 2013년 SWSC에서 은상을 수상한 제품이다. 40도가 넘는 독주이지만 목넘김이 좋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국내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이 확대되면서 높은 도수에도 넘김이 부드러운 제품을 찾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할 만한 전통주로 떠오르고 있다. 강진에 위치했던 병영 절도사들이 주로 마셨다 해서 ‘사또주’라는 이름이 붙은 이 술은 오디, 복분자 등 과실재료가 첨가된 술로 위의 두 청주와는 또 다른 향취를 갖고 있다. 병영양조장으로 직접 연락하면 택배를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병영양조장 ☎061-432-1010
과실주
술과 음식, 분위기까지 최상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술
술을 빼고선 설명할 수 없는 곳이 바로 한국이지만, 과연 자랑할만한 ‘술 문화’를 가졌는가하는 의문이 드는 곳 또한 사실이다. 아직까지도 술자리 하면 ‘부어라 마셔라’의 풍토가 강하기 때문. 취하기만 하는 술자리가 아닌 조금 더 풍요로운 마리아주(mariage: 술과 음식의 조화)와 분위기를 원하는 경우라면 아래의 전통주가 적격일 터다.
충청도 지역 사과산지로 유명한 예산의 ‘추사 애플와인’은 과실주 부문 대상 수상제품. 수확한 사과를 갈아서 발효시킨 후 효모를 첨가하여 당분을 알코올로 바꾼다. 이를 1년간 오크통에 저온숙성하면 ‘추사 애플와인’이 태어난다. 그냥 마셔도 좋지만 서양 요리 만찬에서 식전 입맛을 돋우는 아페리티프(Aperitif)로 제격. 제품 산지인 은성농원은 사과를 테마로 한 와이너리와 펜션으로도 구성되어 있어 현장을 방문해 맛보는 것도 추천한다.
은성농원 ☎041-337-9584
산내울 오미자주는 리큐르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제품. 와인의 통상 도수보다 2, 3도 가량 높은 알콜도수인 16도로 다소 강한 취기를 선사한다. 오미자는 유통기간 자체가 짧기 때문에 리큐르로는 가장 적합한 가공음료인 셈. 역시 주류와의 칵테일이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시큼하고 쌉쌀하면서도 단 맛이 살짝 나는데 화이트 와인에 첨가하는 카시스(Casis)계열의 리큐르를 대신할 만하다.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거창사과원예농협 ☎055-945-2544
허니와인은 그야말로 ‘꿀’을 이용해 빚은 술이다. 사실 허니와인은 유럽이나 인도에서는 대중적이라 할 만한 술이지만 한국에는 다소 생소한 편. 국내엔 양평의 아이비영농조합이 유일하다. 꿀은 그대로 당분 덩어리이기 때문에 약간의 물과 효모만 있으면 쉽게 발효된다. 그러나 꿀에 포함된 단백질로 인해 침전물이 생기기 쉽고 잡균 오염이 있어 만들기 쉬운 술만은 아니다. 양평 허니와인은 수작업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므로 생산량은 소량. 부드러운 맛과 향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알콜 도수 역시 8도로 독주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은근히 취기가 올라오는 타입이다. 음식과의 궁합보다는 음양의 합에 기여하는 술로 소개되기도 한다.
아이비영농조합법인 ☎031-775-0500 / 병영양조장 ☎061-432-1010
도움말 : (사)한국전통주진흥협회
'과거 농업 자료(~2021) > [농정원] 옥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철 상추]상추 수경재배 (0) | 2016.07.12 |
---|---|
[겨울철 상추]담배 한갑정도 넓이에 상추 3포기 (0) | 2016.07.12 |
부침요리, 잘 만들고 잘 먹는 재미 (0) | 2016.07.12 |
농식품 인증마크를 아시나요? (0) | 2016.07.12 |
두부, 계란, 콩나물 완벽 선택가이드 (0) | 2016.07.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