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철이 한창인 요즈음 농업의 현대화로 인해
농사가 지어지는 옛 모습을 볼 수 없어 안타까운데요.
옛 모습을 그대로 재현을 하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습니다!
학산 오독 떼기라 불리는 강원도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는
강릉의 향언에 보면 살아서는 학산에 살고, 죽어서는 성산에 묻힌다.
(生居募鶴山, 死去城山也 )라는 말이 있듯이 중요 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 되어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2005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 유산에 등재된 강릉단오제 세분의 신(神) 중의
하나이신 대관령국사성황 인신 범일국사의 탄생지로 천년의 역사가 깃들어져 있는 곳입니다.
먼저, 오독 떼기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다섯 번을 꺾어서 불렀다는 설과 '오'는 신성하고 고귀하다,
'독떼기'는 들판을 개간한다는 것 외에 다른 여러 가지 설도 있습니다.
오독 떼기에서 행해지는 내용을 보면 모내기, 김매기,
벼 베기, 타작소리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이 소리는 매년 농사를 짓는 현장에서 5월이면 모내기 소리를,
7월이면 김매기 소리를, 10월이면 벼 베기 소리 및 타작소리를 시연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에게 이 과정을 보여주면서 행해지던 소리였는데,
지방의 토속적인 소리를 보호하고 그 내용을 전하기 위해
1988년 5월 18일에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되었습니다.
▼ 강릉 학산 오독 떼기 깃발
이러한 소리로 구성이 되어 전승되어 내려오는 고된 농업 노동요인
학산 오독 떼기는 농사와 관련된 다양한 곡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하면서 제일 가까운 소리이기도 한 아리랑도
가미되고 부르기 쉽게 만들어 놓아 익숙합니다.
하지만 농민의 노래로 고도의 가창력과 수련을 요구하는
수준 높은 예술적 경지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이 앞소리를 매기면 여러 명이 뒷소리로 따라 부르는 형식으로
고음에서 다섯 번을 꺾어 넘겨 애처로움과 강렬함을 동시에 가집니다.
노랫말도 문학적 수사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을 정도로 조선의 임금이신
세조가 동해안을 둘러보다 오독 떼기를 잘 부르는 사람을 뽑아 노래를 시키고
상을 주었다고 전해질 정도로 강릉지역의 농요는 대단함이 있습니다.
올해는 이러한 내용이 있는 학산 오독 떼기의 시연을
마을의 명예 보유자이신 어르신들과 구정 초등학교에서 전승 프로그램으로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먼저, 구경을 하러 오신 많은 분들이 모인 자리에서
준비 위원장이신 최종설 회장님의 인사 말씀이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예능 보유자이신 최삼영 선생님의 소리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어울려서 시연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 최종설 회장님의 인사와 강릉 오독 떼기에 대한 설명
▼ 구정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물푸레질을 하고 있는 장면
강릉의 들쑥날쑥하게 오는 이상 기온의 차이로 인하여
미리 앞서 심어진 모내기 농가에서 이 시연을 위해 비워둔 앞자리에 들어갔습니다.
주민들과 함께 구정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모심는 소리에 맞춰
같이 모를 심으면서 전승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이 과정부터는 연세가 많으심에도 불구하고 예능을 보유하신
여러 선생님들이 참여를 하여 주민들, 학생들과 즐겁게 함께하는
흥겨운 장면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 모내기 시연을 함께하는 모습들
모를 낸 후 20일 정도 지나면 김매기를 하는데,
김매기의 여러 장면을 합하여 시연을 했습니다.
저 멀리서 농부와 아낙이 마지막 세벌 김매기 후에 나오는 새참을
머리에 이고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일하다가 쉴 때 먹는 구박 안에 들어 있는 새참은 두부와 막걸리였습니다.
이 두 가지는 강릉 지방에서 생산하는 초당두부와
강릉 막걸리가 항아리에 부어져서 나왔습니다.
▼ 새참을 들고 오는 농부와 아낙들
▼ 강릉 초당두부와 강릉 막걸리 새참
▼ 새참으로 나온 막걸리를 시원하게 들이키는 농부
한바탕 새참을 먹고 놀던 농부들이 다시 보유자님들의
소리에 맞춰 마지막 김매기 일을 시작했습니다.
둥글게 모여 쌈을 싸는 모형으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앞소리꾼의 소리 장단에 맞춰 뒷사람이 제창을 받는 식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함께 어울리는 동시에 마지막으로 더 즐겁게 한바탕 놀아보면서 끝을 냈습니다.
▼ 정완화 보유자님의 흥겨운 소리 장면
▼ 한바탕 더 신나게 노는 학산 오독 떼기팀
행사가 끝나고 이 행사에 참가를 한 구정 초등학교 어린이를 만나서
잠깐 인터뷰를 하고 사진 한 장을 찍자고 하니 흔쾌히 허락을 하였습니다.
이 과정을 배우는 것에 대한 소감을 물어보니 “재밌어요”
어떤 부분이 재미있냐고 물으니 무조건 “재미있어요”라고 하면서
“사진도 멋지게 찍어주세요”라고 큰 소리로 말을 합니다.
▼ 행사에 참여한 구정 초등학교 어린이
강릉 학산 오독 떼기 행사에서는 시작하기 전에는 초당 두부를,
행사가 끝나고 나서는 오독 떼기 전수관에서 모내기 때 먹는 밥을 제공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음식도 있었고 농사철이 시작이 될 때 나오는
새로운 나물들로 구성이 된 사랑과 정성이 따뜻한 모밥이었습니다.
▼ 행사에 참여한 분들에게 모밥을 제공을 하여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
▼ 행사 시작 전에 제공한 초당순두부
▼ 행사 후에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이 된 신선한 나물이 가득한 모밥
점심을 먹고 나서 예능보유자이신 최삼영 선생님과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40살이 되기 전부터 배워서 지금 여든의 나이까지 한 끼의 밥을 거르지 않듯이 행사가 있을 때
늘 참여를 하시면서 배우는 마음으로 오독 떼기를 했다고 하시면서 무한한 애정을 보이셨습니다.
처음 배울 때 혹독한 과정을 거치면서도 힘들기보다는 그런 모든 것들이
지금을 있게 하였기에 참을 수가 있었으며, 학산 오독 떼기는 다른 노동요보다는
가사 한구정이 16자로 제일 짧은 정도이지만 이 한 구절을 노래하는 데
약 1분 정도 소요되는 긴 호흡으로 부르는 노래이기에
호흡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매우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전통문화들이 전승이 되지 않고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학산 오독 떼기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가슴 졸이실 때가 많았다고 하였습니다.
나이나 건강상으로 올해 가을이나 내년 초에는 명예보유자로 남겨져
다른 회원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일만 남았으니 학산 오독 떼기가
끝까지 유지가 되어 후손들에게 남겨지기를 바란다며 많은 사람들이
학산 오독 떼기를 기억 하면 좋겠다는 말과 많은 사람들에게 꼭 전파를 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하시는 모습에서 오독 떼기에 대한 깊은 애정이 보였습니다.
▼ 학산 오독 떼기 예능보유자 최삼영 선생님과 인터뷰 장면
강릉 오독 떼기는 농사를 지을 때 마을 어디에서나 부르던 노래로
저녁노을이 질 때면 애절하게 들리던 아스라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농요입니다.
농업이 점점 기계화가 되면서 전통 농업 방식과 풍속이
쇠퇴가 되는 시기에도 이 농요를 소중히 여겨 학술자료 가치로
인정을 받아서 잘 보존을 해오고 계승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기름 진 땅에서 농사와 함께 소리꾼의 노래가
들녘에 울리길 바라며 강릉 오독 떼기 또한 농사가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계속 불릴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를 통해 원형 보존과 가치를 밝혀
오랫동안 전승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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