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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농업 자료(~2021)/[농정원] 옥답

GAP 우수사례 경진대회 1위, GAP추부깻잎연구회를 찾다

by 청년농사꾼 2016. 7. 12.

GAP 우수사례 경진대회 1위, GAP추부깻잎연구회를 찾다
2015년 9월, 농산물우수관리(Good Agricultural Practices, 이하 GAP)가 10주년을 맞아 ‘GAP 우수사례 경진대회’ 를 개최했다. 수많은 참가 팀 중에서 대상을 차지한 곳은 바로 ‘GAP추부깻잎연구회’. GAP추부깻잎연구회가 GAP 인증을 받고 지난 4년 동안 가락시장에서 최고 단가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GAP추부깻잎연구회의 박상영·이필순 농부를 만났다. 

 

농산물우수관리(GAP: Good Agricultural Practices)는 2006년 부터 시행되었지만 소비자에게 GAP라는 단어는아직 낯설다. 십여 년 전 일부 채소와 과일에서 농약이 과다 검출되었다는 언론 보도로 농산물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커졌고, 정부는 농산물 안전성을 높이고 소비자가 우리 농산물을 신뢰 할 수 있도록 GAP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GAP 인증 제도는농산물이 밭에서 자라 식탁에 오르기까지 생산·수확·포장·유통·판매 전 단계에서 농약과 중금속, 미생물 등 위해요소를 관리해 소비자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고 농산물이 자라 는 환경을 보전하는 목적이 있다. 유럽에서는 1997년부터 실행 되었고 2013년 기준 110개국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에는 2006년에 도입되어 2016년 2월 기준 총 인증 품목 155품목, 인증 농가는 54,660호로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그 선두에 GAP추부깻잎연구회가 있다. 

   

GAP의 현장, GAP추부깻잎연구회의 농가를 찾다 
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4월, GAP추부깻잎연구회가 있는 충남 금산군 깻잎 농가를 찾았다. 이른 아침 도착한 깻잎 농가 주변은 청명한 하늘만큼이나 깨끗했다. 마침 비닐하우스 주변을 정리하고 있던 추부깻잎연구회의 박상영·이필순 부부가 환한 웃음으로 인사를 건넸다. 부부는 이제 막 깻잎을 따려던 참 이라며 비닐하우스에 들어가기 전 위생장갑부터 챙겼다. GAP인증을 받은 농가에서는 재배의 모든 과정에서 유해한 세균 등 이 들어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기 때문이다. 이필순 씨는 이렇게 사용한 위생장갑을 재사용하지 않고 폐기한다고 덧붙였다. 부부를 따라 깻잎이 있는 비닐하우스에 들어서니, 내부 또한 놀랄 만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필자가 놀라는 모습을 보자 박상영 씨는 “우리가 먹는 농산물을 키우는 곳이잖아요. GAP 인증은 위생과 환경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농식품 자체뿐 아니라 재배하는 곳의 주변 환경까지 청결하게 유지해야 해요. 자라는 과정에서 유해한 세균이나 벌레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닐하우스 등 주변 환경을 늘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이런 환경 때문인지, 깻잎도 벌레 먹은 것 하나 없이 예쁜 하트 모양을 하고 있었다. 초록빛 깻잎이 가득한 비닐하우스 안은 흐트러짐 없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GAP,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위생 관리
이야기를 하기 위해 비닐하우스 옆 쉼터로 자리를 옮겼다. 작업을 하다가 잠시 앉아 쉴 수 있게 만든 쉼터 옆에는 ‘선별장’이라는 명패가 붙어 있는 작은 문이 있었다. 이곳은 하우스에서 수확한 깻잎을 시장이나 유통센터로 보내기 전까지 보관하는 곳이다. 안을 보고 싶다고 하자, 이필순 씨는 웃으면서 손 소독제를 주었다. “이곳에는 그냥 들어가시면 안 돼요. 깻잎을 보관하는 곳이기 때문에 아무나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고, 들어가게 되더라도 손 소독 등을 철저하게 하고 들어가야 해요.” 소독제를 손에 바르고 조심스럽게 들어간 선별장은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깻잎을 포장하는 데 필요한 박스와 테이블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었다. 보관을 하는 동안 깻잎이 시들거나 변하지 않도록 여름에는 에어컨을 가동하고, 겨울에는 난방을 해서 내부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고 했다. GAP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 왔지만, 실제로 농가에서 이렇게까지 환경과 위생을 관리한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이렇게 관리를 하려면 신경을 상당히 많이 써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박상영·이필순 부부는이렇게 GAP 인증 기준을 지켜 주변 환경을 정리하고 시설을 정비하면, 일반 농사를 지을 때보다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이 훨씬 더 많다고 했다. 이렇게까지 번거로운 GAP를 박상영·이필순 부부가 지속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위한 선택
두 사람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키울 방법을 찾던 중 GAP 인증을 알게 되었다. “농사를 짓는다는것은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키우는 거잖아요. 우리 스스로가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키워야죠. 많은 분들이 농산물 자체만 중요하게 생각 하기 쉽지만, 농산물은 자라고 유통되는 과정에서 유해한 병균과 벌레가 생기지 않게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게 중요 해요. 이런 생각으로 방법을 찾던 중, 우리의 취지에 꼭 맞는 인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게 바로 GAP예요.” 2009년, GAP 인증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에 인증을 받은 이필순 씨는 2011년 GAP추부깻잎연구회를 만들었다. 깻잎을 더 잘 키울 방안을 찾기 위해 농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시작한 GAP추부깻잎연구회는 초기에 4개 농가가 참여 했지만, 현재는 43개 농가가 함께하고 있다. “처음에는 GAP 인증제가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2011년 처음 시장에 내놨을 때 만 해도 일반 깻잎보다 경매가가 낮았어요. 그래서 GAP추부깻잎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가락시장에 직접 가서 발로 뛰면서 홍보하고, 판매하기도 했죠. GAP추부깻잎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 알게 되면, 소비자들도 분명 신뢰하고 찾아 줄 것이라 생각했으니까요. 그런 노력 덕분에 이제 GAP추부깻잎은 가락시장에서 최고가에 판매되는 깻잎이 되었어요.” GAP추부깻잎연구회는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글로벌 GAP인증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1997년 유럽에서 시작된 글로벌 GAP 인증을 받으면 유럽의 대형 유통 업체에도 국내 농산물이 진입할 수 있다. GAP추부깻잎이 글로벌 GAP 인증을 획득하면, 엽채류(잎채소)로는 국내 최초 인증이 된다고 한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깨끗한 농산물을 기르기 위해 계속 해서 나아가는 GAP추부깻잎연구회! GAP추부깻잎연구회에서 만난 GAP 인증은 단지 형식적인 용어가 아니라, 깨끗한 환경에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기르고자 하는 농부들의 땀과 노력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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